JP"왜 태극기도 없이 올림픽 입장하나"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56분


“시드니에 태극기가 사라졌으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14일 일부 당직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 자리에서 ‘코리아기’를 앞세운 남북한 선수단의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에 대해 “도대체 누가 이런 발상을 했느냐”고 격앙된 어조로 비판했다.

최근 남북 간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역사적 행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북한 선수단의 동시입장 합의지만 이 때문에 ‘잃어버린 부분’에 대해 JP는 ‘보수원조’답게 일침을 놓은 것. JP는 특히 남북한이 각각 90명씩만 개회식에 입장하기로 합의, 나머지 선수단 300여명이 참석하지 못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JP는 “남북이 한 팀으로 출전한다면 모르지만 각각 경기에 임하는 마당에 남북 선수들은 각기 태극기와 북한기를 들고 입장하는 게 원칙”이라며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인데 왜 태극마크도 없이 입장을 해야 하느냐”고 흥분했다고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이 전했다.

JP는 이어 “그동안 땀흘려 훈련한 대한의 젊은 건아들이 왼쪽 가슴에 선명한 태극기를 달고 당당히 입장해야 할 텐데 국기도 잃고, 그것도 선수단 398명 중 90명만 딱 잘라서 입장시키고 나머지는 입장식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변웅전대변인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군번없는 병사가 어디 있고, 깃발없는 부대가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대변인은 “북한은 선수단 규모가 작아 마사지사까지 선수로 입장식에 참가한다는데 300여명의 태극전사는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남북한 선수단은 어떤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전원이 함께 입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