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경의선 복원식 참석여부 고민

  • 입력 2000년 9월 9일 21시 47분


“참석할 것인가, 불참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경의선 복원공사 기공식(18일 예정) 참석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주에 이총재 등 한나라당의 주요 당직자와 의원 전원에게 초청장을 보낸 상태다.

당관계자들 사이에도 이총재가 참석할 경우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제기해 온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자칫 ‘면죄부’를 준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불참론과 불참할 경우 ‘야당이 또 발목잡기를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참석론의 양론이 있다.

그러나 참석론은 아직 소수다. ‘선거비용 실사(實査)개입 의혹사건’ 등으로 여야관계가 더욱 냉각되면서 당내 분위기는 차츰 불참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은 “모든 문제에 대해 찬반의견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추석연휴 이후 영남권에서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총재가 기공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당안팎에서 경의선 복원과 관련해 군사전략적인 이유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총재의 기공식 참석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북한의 경우 전차부대 등 주요 화력이 서부전선에 집중돼 있는데 경의선 복원공사로 철로주변의 지뢰가 제거되면 안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총재가 직접 기공식에 참석하는 대신 일부 당직자만 기공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공종식·선대인기자>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