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스케치]北 "평양에 온 보람 있을것"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41분


남북 대표단은 30일 ‘깊은 공감대에 바탕을 둔 좋은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을 잇따라 갖고 양측 제안들을 논의했다.

▼서울회담때 사진첩 선물▼

○…박재규(朴在圭)수석대표를 비롯한 남측 대표단과 전금진(全今鎭)단장 등 북측 대표단은 오전 10시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 110호실에 동시 입장, 장방형의 회담탁자에 앉기 전 잠시 악수.

양측 수석대표는 회의 서두에 “좋은 예술작품을 만들자” “뱃심이 맞는다”는 등의 덕담을 나눈 뒤 “6·15공동선언을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 박수석대표는 지난달 서울 1차회담 때 전단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기념으로 전달.

○…오전 첫 전체회의가 끝난 뒤 전단장은 회의성과를 묻는 남측 기자들에게 “분위기가 좋았다. 성과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변.

북측의 한 관계자는 “남측 제안중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안드는 것도 있으나 평양에 온 보람은 있을 것”이라고 말해 회담 결과를 낙관.

○…양측 수석대표들은 오전회의후 승용차를 함께 타고 고려호텔 2층 회의실로 이동, 실무책임자들만 배석시킨 채 1시간 가까이 단독접촉. 두 사람은 오전회의에서 밝힌 쌍방 입장을 재검토하고 오후 회의에서 우선 논의할 의제를 집중 협의.

▼'단고기 코스'로 오찬▼

○…양측 대표단은 오후 1시경 대동강 남쪽 통일거리에 위치한 평양 단고기(개고기)집에서 ‘단고기코스’로 1시간 20분동안 오찬.

박수석대표가 “단고기라는 명칭은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지은 것으로 베트남 요리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코스음식으로 개량됐다”고 단고기 유래에 대해 설명하자 북측대표단은 웃음으로 화답.

○…전단장은 오후회의를 시작하면서 “개각때 박수석대표가 잘못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유임이라고 해서 내가 박수까지 쳤다”며 “26대 통일부장관인 박수석대표는 우리가 밀어줘서 역대장관 중 공적이 가장 큰데 계속 밀어드리겠다”고 말해 장내에 폭소가 터지기도.

이에 앞서 양측 대표단이 악수할 때 이정재(李晶載)재경부차관이 실수로 물컵을 쏟자 박수석대표는 바로 “북측이 가물다 하니까 물을 준 것”이라고 재치있게 넘겼고, 북측 최성익 조평통서기국부장도 “회담이 잘 될 징조”라고 거들기도.

<평양=공동취재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