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北에 야당초청 제의"…"北과 협의 진행"

  • 입력 2000년 8월 17일 19시 1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북한에 야당(이회창·李會昌총재)을 초청할 것을 권했으며 현재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이에 관한 어떤 연락도 정부측으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이현재(李賢宰)학술원회장 등 1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김달중(金達中)세종연구소장으로부터 “남북관계는 초당적 합의가 중요한데 야당 총재와 정치인의 방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측으로부터 이회창총재의 방북문제에 대한 협조요청을 받고 정부가 북한측에 이 같은 뜻을 전했으며 그 결과를 이미 한나라당에도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이에 앞서 “이총재의 측근이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북한이 이총재를 초청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당은 아직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총재의 방북문제와 관련해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정부측에 협조요청을 한 적도 없다”며 “이 같은 사실을 오늘 총재에게 다시 확인했더니 ‘일절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고 부인했다.

권대변인은 이어 “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우리 당에 알리지도 않은 채 야당 대표 한 명이 방북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시끄러워진 적이 있었다”며 “이번 일도 정부가 방북주체인 야당 총재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언론에 알리고 있는 참뜻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영묵·공종식기자>y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