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식단장 인터뷰]"장재언 북적위원장 서울 초청"

  • 입력 2000년 8월 16일 14시 17분


평북 용천이 고향인 장충식 남쪽 이산가족 방문단장은 16일 "북쪽이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데 애를 많이 썼다는 걸 한눈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방문 이틀째 소감을 말했다.

이날 오전 호텔 객실에서 이뤄진 개별상봉을 잠깐 둘러본 장 단장은 평양지하철 참관에 앞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쪽이 고려호텔을 상봉장소로 정한 것도 100명의 가족들이 만나는 장소를 정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평양에 올때까지 단체상봉 장소가 전달되지 못한 경위를 이해하려고 했다.

그는 지난 90∼91년 남북체육회담 대표로 나서서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91.일본 지바)와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단일팀 파견을 이끌어낸 `회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장 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91년 평양을 방문하셨는데 그때와 다르게 느낀 점은.

▲남쪽이 세계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것과는 달리 비교적 조용히 행사를 치른다는 느낌이 있다. 15일 저녁 인민문화궁전 만찬과 오후에 조선적십자회를 방문해 장재언 위원장 등과 얘기를 나눴다.

한결같이 이런 이산가족들의 만남으로는 그들의 아픔을 해결할 수가 없다며 통일이 돼야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인도주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통일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단지 통일로 가려면 단계를 거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 10월에도 이산가족 방문사업을 계속하는 것을 얘기했는데.

▲방문 전에 전화를 많이 받았다. 100명만 만나는 데 대해 불만이 많았던 이산가족들이 희망을 갖고 "달라졌구나"라는 기대를 나타내며 상봉 기회를 확보해 줄 것을 격려하는 전화였다.

북쪽 적십자회에 김 위원장의 말과 함께 그 뜻을 전달했다. 답변은 "그렇게 돼야죠"라는 아직은 원론적인 것이다.

-면회소 설치 등에 대해서는.

▲"이렇게 만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번거롭지 않은가. 면회소 설치가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장재언 위원장은 "그것도 좋죠"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해 적십자 차원의 포괄적인 협력 문제는 논의했는가.

▲남북 적십자 간의 인적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의하면서 장재언 적십자회 위원장을 서울에 초청했다. 남쪽의 동대문시장 등에서 재고로 남은 옷가지들을 보내는 문제를 비롯해 인도적 지원도 얘기했다. 사치스러운 것은 곤란하다고 하면서 북쪽도 관심을 보였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주재 `인민일보' `이타르타스 통신' 등의 질문 공세로 출발이 늦어졌는데.

▲특별한 질문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평양에 오게 된 소감을 물었다.

-평북 선천이 고향이라고 하던데.

▲고향은 용천이고 선천에서 학교를 다녔다. 용천에 사촌들이 있긴 할텐데, 공적인 일로 왔기에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과거 체육회담 대표로 나섰던 김영진 대표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을 한번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평양=공동취재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