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이산가족 방문단 3박4일]

  • 입력 2000년 8월 9일 17시 18분


15~18일 서울·평양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관련한 세부계획이 9일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과 오후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의 적십자연락관 접촉을 통해 가닥이 정리된 사안을 바탕으로 이산가족들의 3박4일 일정을 미리 전망해 본다.

▲교통수단=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용한 서해상의 `ㄷ'자형 직항공로로 151명의 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오고 간다. 15일 오전 10시 서울 김포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에서 남북의 비행기가 동시 출발할 예정이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전날인 14일 서울 워키힐 호텔에서 방북 안내 교육을 받은 뒤 하루밤을 지낼 예정이다.

남측은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북측은 고려민항의 항공기가 이번 방문단을 실어나른다.

15일 오전 11시를 조금 넘겨 서울과 평양 순안공항에 방문단이 각각 도착하면 별도의 공식 환영행사는 갖지 않는다. 다만 적십자의 책임자나 부책임자가 공항에서 이산가족들을 맞이하기로 합의했다.

남측에서는 박기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이나 봉두완 명예부총재 중의 한 사람, 북측에서는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이나 허회룡 서기장이 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러나 화동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는 정도의 행사는 있을 예정이다.

공항에 도착한 방문단은 곧바로 숙소인 남측 워키힐호텔, 북측 고려호텔로 이동, 여장을 푼 뒤 점심 식사를 한다.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에는 출발 2시간 전에 김포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비행기를 각각 타고 서울과 평양으로 돌아간다.

▲체류일정

①상봉=도착 첫날인 15일 오후 단체상봉 1회, 그리고 16일과 17일 각각 개별상봉을 1회씩 2회 등 3회이다. 하지만 16일과 17일 오전과 오후 점심 식사는 남북 가족의 동석이 허용돼 실제 상봉 횟수는 모두 5회가 된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남측 가족이 북측 가족 숙소인 워키힐 호텔 앞에서 기다렸다가 버스로 출입하는 북측 가족에게 손을 흔드는 등의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상봉 장소는 상대측이 정한 장소여서 서울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코엑스전시관, 북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평양체육관, 인민문화궁전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상봉에 허용되는 가족의 숫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측은 5명 정도를 제의했고, 북측은 일단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5명 수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단체상봉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2시간 정도가 유력하다.

하지만 동숙, 참관동행, 가정방문, 성묘 등의 일정은 전혀 없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개별상봉은 16일과 17일 두개조로 나뉘어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고려호텔 각자의 방에서 진행된다. 개별상봉도 단체상봉처럼 5명 정도로 제한되며 비공개방침에 따라 언론 보도도 불가능하다.

②참관=개별상봉이 방문단을 두 팀으로 나눠 오전과 오후에 각각 가짐에 따라오전에 상봉을 하는 이산가족 50명을 제외한 나머지 50명은 서울시내 참관에 나선다.

오전에 참관에 나선 팀은 서둘러 참관을 마친 후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돌아와 기다리던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한다. 북측도 상호주의 입장에 따라 동일한 진행방식을 참관에 적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산가족 방문자의 참관시 상봉 가족이 동행하지는 못한다.

북측이 참관지로 고궁이나 유적지를 중심으로 하자는 입장을 전달해옴에 따라남측은 창덕궁과 롯데호텔 민속관 등을 예정지로 생각하고 있다. 북측은 동명왕릉등 고구려 유적을 중심으로 참관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측 방문단의 남측 가족은 지방 거주자들을 위해 올림픽 파크텔에 숙소를 마련했다. 북측도 지방 가족을 위해 숙소를 마련하겠지만 아직 장소는 확실치 않다.

③오·만찬=오찬은 15일 도착후 방문단 151명만이 함께 하지만 16일과 17일에는 상봉 가족과 갖는다. 북측도 동일한 일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은 도착 첫날 대한적십자사와 북한 적십자회가 각각 주최하며 17일 저녁에는 서울에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이 방문단을 초청해 대접한다. 평양의 17일만찬 주최자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급이 주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찬에는 상봉 가족은 참석할 수 없다.

④연락·보도=남북간 연락은 1일 1회 판문점을 통해 행낭을 전달 할 수 있다. 북측에서 오는 지원인력 및 상황 인원을 위해 서울~평양간 설치된 직통전화도 가동된다. 국제전화를 이용할 경우 비용은 전액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TV중계는 실황중계를 할 수 없으며 녹화를 한 후 위성으로 송출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평양에는 20명의 신문 방송 공동취재단이 들어가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숙소인 쉐라톤 호텔에는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이산의 한이 풀리는 장면을 전하려는 내외신 취재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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