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임박/야당 시각]"정치인보다 관료출신 기용해야"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34분


“현 내각, 특히 경제팀의 팀워크에는 문제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고….”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정부의 후반기내각을 구성하게 될 개각과 관련해 대체로 이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당내 경제통들은 “상황상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의 교체가 불가피하겠지만 지금 거론되고 있는 경제부총리 후보 중 이장관만한 사람도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책위 부의장인 김만제(金滿堤)의원은 “1차 구조조정은 당시 경제팀이 팀워크를 잘 이뤄 비교적 일을 잘 처리했으나 2차 금융구조조정과 현대사태 처리는 실기(失機)한 측면이 많다”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경제팀에 임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수석비서관에는 이론적 배경을 갖춘 인사가 등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제대책위원장인 이상득(李相得)의원은 실물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경제부총리에 임명돼야 한다며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을 적임자로 꼽았다.

유승민(劉承旼)여의도연구소장은 “사실 이헌재장관이 교체되면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진념장관은 금융권개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에 대해 잘 모른다는 단점이 있고, 그밖에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오른 인사 중 상당수는 실물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김종인(金鍾仁)전 청와대경제수석에 대해서는 재벌개혁 등 전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생각이 김대중대통령과 비슷한 만큼 경제부총리로 무난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특히이번 개각에서 정치인 또는 ‘DJ 싱크탱크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거나 호남출신 위주로 인재풀을 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만큼 그동안 벌여놓았던 일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행정경험이 없는 정치인이나 학자 출신보다는 관료 출신 장관이 훨씬 적임자라는 것.

한 관계자는 “실무능력이 없는 사람이 장관이 되면 자칫 집권후반기 공무원사회에서 ‘왕따’를 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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