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표정]일문일답 첫 도입…野-정부 공방 치열

  • 입력 2000년 7월 12일 00시 14분


1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은 16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인데다가 국회법 개정으로 일문일답 방식이 처음 도입됐기 때문인지 야당과 정부 여당간의 공방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국회는 이한동(李漢東)총리와 국무위원들로부터 일괄답변을 들은 뒤 오후 7시45분부터 일문일답식으로 보충질의를 진행. 의원들은 총리와 국무위원을 바로 옆에 세워놓은 채 일문일답을 하게 되자 감개무량한 표정.

첫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은 “처음으로 일문일답을 하게 됐는데 경험이 없어 생소한 느낌이 든다”고 말문을 연 뒤 이총리만을 상대로 일문일답.

민주당 문희상(文喜相)의원은 “14대 때 일본 의사당을 방문했을 때 의원들이 일문일답을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웠는데 우리 국회에도 이 제도가 도입돼 감개무량하다”고 감회를 피력.

○…정부측 답변자는 의원 발언대 바로 옆에 45도 각도로 설치한 답변대에서 답변. 그러나 이같은 각도의 차이 때문에 질의자와 답변하는 정부측 인사의 시선이 모아지지 않아 양측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풍경.

의원들은 일문일답 방식에 ‘처녀 출장’한 탓인지 의원당 15분으로 제한된 보충질의 시간안에 질의와 답변을 모두 마무리하는데 곤란을 겪는 모습.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은 질의 도중에 시간이 지나 마이크가 꺼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질문에 나선 5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선 지역의 사례를 소상하게 거론하며 ‘4·13총선 부정선거’를 집중 추궁. 한편 한나라당 원외 지구당위원장 20여명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부근에 진을 치고 당소속 질문자들에게 질문내용을 미리 알려주기도. 이에 민주당측은 당 인권위 관계자로 하여금 국회 총무실에 상주하며 질문자들에게 선거법 시비로 인한 민주당의 피해 사례를 들어 반박토록 함으로써 맞대응.

이날 오후10시반이 다 되도록 여야의원들이 부정선거문제로 공방을 계속하자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여야의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황급히 산회를 선포, 야당의원들이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고함을 지르는 등 반발.

<윤승모·공종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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