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통위]이정빈장관, 입 가벼운 의원들 원망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45분


의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아무리 보안을 다짐해도 금방 새나간다는 것이 행정부쪽 사람들의 불만이다. 10일 열린 국회 통일외무통상위 회의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은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측의 협상안을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그것도 보안을 신신당부하면서 브리핑했는데 브리핑이 끝난 지 한시간도 안돼 그 내용이 전부 새나간 것.

이장관이 브리핑을 마친 후 의원들에게 “제발 보안을 지켜달라”고 하자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이 “우리당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말라”며 “다만 여당의 386세대 의원들이 민족적 관점에서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모르겠다”고 여당을 걸고 넘어졌다.

졸지에 한방 맞은 민주당 386의원들은 ‘보안이 깨졌을 때 여당에 책임을 미루기 위한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보안을 지키자는데야 더 할 말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 브리핑 내용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언론에 알려졌다. 김용갑의원의 약속과 달리 이번에는 야당의원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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