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남북정상 서명 의의…일부 조항엔 우려감"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29분


한나라당은 1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평화와 통일 분위기 조성을 위한 노력’만 높이 평가하고 합의내용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성명에서 일단 “남북 정상이 최초로 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제한 뒤 공동선언이 갖는 6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첫 번째는 공동선언 1항의 ‘자주적 통일’이 북측의 태도 여하에 따라 주한 미군철수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또 2항의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이 불분명해 혼선을 초래할 수 있고, 3항의 이산가족 상봉을 비전향 장기수 북송과 ‘패키지 식’으로 연계시킨 것도 지극히 유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권대변인은 이어 미전향 장기수 문제만 제기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인사의 송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균형감각을 상실한 행동이고,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합의해 국민부담 문제를 간과한 것이나 평화를 얘기하면서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제한 문제 등을 다루지않은 것도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세기(李世基)남북문제특위위원장은 “여러 문제점 중 특히 연합제와 연방제의 공통성을 인정한 것은 누가 봐도 무리”라며 “솔직히 공통성이 무엇인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한구(李漢久)제2정책조정위원장은 “남북 경협의 주체가 결국 정부나 재벌일텐데, 정부든 재벌이든 현재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정도가 넘으면 자칫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는 상태”라며 “정부 일각에서 검토하는 외자 유치도 기본적으로 생산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실현성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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