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韓美세미나]"南北-北美관계 균형잡는 계기"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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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전망을 평가하기 위한 한미 세미나가 22일 양국의 전 현직 외교관과 학자 언론인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의 조지타운대에서 열렸다.

고려대 한승주(韓昇洲)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 북-미 대화가 남북대화보다 앞서갔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의 대북 대화에 균형이 잡히게 됐다”며 “북한의 경제난과 한국의 대북포용정책,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자신감 등이 정상회담 수용이라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한교수는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게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되 이 문제를 너무 깊이 다뤄서는 안되며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간의 문제인 만큼 의제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국제대학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이 화해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남북은 비록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장차 통일문제를 논의하게 될 관계개선의 길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추진하려 들지도 모른다”며 “그럴 경우 제네바 북-미 합의나 대북포용정책의 토대가 무너지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은 진전이기는 하지만 지난 반세기동안 한반도가 안고 있었던 취약성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타운대와 워싱턴 소재 아시아재단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는 찰스 다운스(미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회 외교국방선임고문) 데이비드 시어(국무부 한국 담당관) 폴 월포위츠(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장) 도널드 그레그(전 주한미대사) 등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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