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金대통령 숙소 '백화원 초대소' 유력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남북정상회담 실무절차 합의서가 타결됨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평양 체류 중 방문할 곳을 협의하는 문제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평양에는 이념성이 강조된 장소나 사적들이 많아 방문 여부를 일일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담장 '만수대 의사당' 거론▼

31일 방북하는 선발대는 우선 회담장소를 북측과 협의해 선정해야 한다. 94년의 경우 김일성(金日成)전주석이 집무실로 활용하던 ‘주석궁’에서 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현재 김 전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이곳은 ‘금수산기념궁전’으로 성역화 돼 있다.

게다가 김국방위원장의 집무실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치 않고 북한측이 집무실을 공개하기를 꺼린다는 점에서 회담은 별도의 장소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으로선 최고인민회의 의사당인 만수대 의사당 또는 각종 회의장소로 쓰이는 인민문화궁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통령의 숙소로는 백화원 초대소가 유력시된다. 남북회담시 한국측 숙소로 사용됐던 이곳은 북한 최고의 영빈관 시설.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북했던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도 이곳에서 묵었다. 물론 북측이 예우차원에서 평양인근에 위치한 김국방위원장의 별장인 ‘특각’을 숙소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유적지-옥류관 방문할듯▼

김대통령이 공식일정 이외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방문할 장소로는 강서대묘 등 평양 인근의 고구려 유적지와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 옥류관, 평양산원(산부인과), 평양교예(서커스)극장 등이 손꼽힌다. 모두 이념과 비교적 무관한 장소들이다.

김대통령이 피해야 할 장소로는 금수산 기념궁전과 김 전주석의 동상이 서있는 만수대 언덕, 김 전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등이 거론된다. 주체사상탑은 평양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의 성격이지만 주체사상을 기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방문지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소가 성역화 되어 있는 평양의 명소 가운데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장소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선발대의 치밀한 현장점검과 협상이 또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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