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무회의 全大시기 공방]"독재다" "표결로 하자"

  • 입력 2000년 4월 27일 23시 20분


‘4·13’총선 후 처음으로 열린 27일의 한나라당 당무회의는 전당대회 시기 등을 둘러싼 주류 비주류 간 공방으로 뜨거운 분위기였다.

○…이날 당무회의에서 당3역의 보고 직후 당무위원이 아닌 구 민주당계 장수완(張壽完)당기위부위원장이 갑자기 일어나 “공천헌금 내용을 밝혀라” “전당대회 개최를 혼자 결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라고 비난, 회의장은 어수선.

곧바로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회의의 공개를 요구하자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얼굴을 붉힌 채 “관례대로 비공개로 하자”며 비공개 회의를 진행. 이총재계인 이재환(李在奐)위원이 ‘5·31’전당대회 개최안지지 발언을 한데 이어 유준상(柳晙相)위원은 ‘2·18’ 공천파동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민주적 절차에 의한 부총재단 경선을 촉구.

강재섭 (姜在涉)위원은 “원내 제1당이 된 것은 우리 당이 잘했다기보다는 여당의 실수와 지역감정이 작용한 결과”라며 “전당대회를 통해 사당(私黨)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발언. 김덕룡, 박근혜(朴槿惠)부총재도 전당대회 연기를 거듭 주장.

○…비주류의 공세가 계속되자 이총재는 전당대회 시기 결정을 위한 거수 표결을 제의. 이에 김덕룡부총재가 “당무회의에서 거수표결은 관례가 없다”고 따졌지만 이총재는 “반대하는 사람은 손들어 보라”며 표결을 강행. 결국 박관용(朴寬用) 김덕룡 박근혜부총재와 김부총재 직계인 박명환(朴明煥)위원만이 반대표를 던지자 이총재는 ‘5·31’전당대회안건을 의결한 뒤 서둘러 회의 종료를 선언.

○…한나라당내에서 부총재 경선 출마 붐이 일고 있어 눈길. 박희태(朴熺太)의원 등 4선 의원 대부분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재선 중에서도 김용갑(金容甲)의원이 출마를 공식선언했고 정형근(鄭亨根)의원도 “정권교체 요구에 부응키 위해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피력. 지금까지 직간접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만 20여명에 이를 정도.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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