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미사일사거리 제한 철폐" 서명운동 돌입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21분


군사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디펜스 코리아(www.defence.co.kr)’가 현재 180㎞로 되어 있는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전면 철폐하기 위해 네티즌을 상대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제한하는 데 대해 국내 군사안보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은 있지만 국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미국은 10일 서울에서 송민순(宋旻淳)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로버트 아인혼 미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가 참가한 가운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300㎞까지 늘리고 순수 연구개발 범위를 500㎞까지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디펜스 코리아는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많은 국민이 강력히 항의하고 미국제 무기 불매운동이라도 벌이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다가오는 우주항공시대에 위성발사 분야에서 주변국에 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펜스 코리아는 또 “(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500㎞, 500㎞에서 1000㎞로 늘릴 때마다 미국과 협상하고 골치를 썩이느니 지금 사거리 제한 전면철폐라는 목표를 가지고 미국을 상대하는 게 옳지 않느냐”며 “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들은 “미국이 국제기구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미사일 사거리 300㎞ 이내’ 지침에 따라 각 국의 협조를 구하는 현실에서 유독 한국만 안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사일 사거리는 우리의 생존권 문제로 누구의 눈치를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서명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한편 국방부는 1조3700억원이 드는 제2차 다연장 로켓시스템(MLRS) 구매사업과 관련, 미국이 한미 미사일협상 타결을 일부러 지연시키면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요구하자 사업취소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측에 전달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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