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前科공개 파장]파렴치범…역사의 훈장…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사기…간통…횡령…'숨은 과거' 들통▼

6일 후보들의 전과기록 1차 공개 결과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후보자들의 과거가 적지 않게 밝혀졌다.

자민련 한영수(韓英洙·충남 서산-태안)후보는 82년 간통혐의로 징역1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한국신당 이상만(李相晩·충남 아산)후보는 91년 사기죄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자민련 이상두(李相斗·경북 경주)후보는 83년 횡령죄로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공개된 전과기록 후보 중 유일한 홍일점인 무소속 오춘자(吳春子·경북 군위-의성)후보는 87년 사문서위조죄로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94년에는 무고죄로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또 외무부 문서변조사건의 자민련 최승진(崔乘震·강원 태백-정선)후보는 이 사건 전 공문서위조 등으로 징역1년6월을 선고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한편 한나라당 정재철(鄭在哲·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 민주당 이용희(李龍熙·충북 보은-옥천-영동), 민국당 박희부(朴熙富·충남 공주-연기)후보 등 뇌물 관련 전과 후보 대부분은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낙선대상 인사에 포함돼 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광주 출마자 대부분이 시국사범▼

“시국사범이 아니면 명함도 내밀지 마라.”

선관위가 공개한 16대 총선 출마자 전과기록 공개 결과 광주의 경우 시국사범 전과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의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자 중 전과자는 모두 9명(시국사범 8명, 일반사범 1명). 재범 이상도 4명으로 조봉훈(趙俸勳·동구·한나라당), 나병식(羅炳湜·광산구·무소속)후보가 ‘별’ 3개, 송갑석(宋甲錫·남구·무소속)후보와 강기정(姜琪正·북구갑·무소속)후보가 별이 2개다. 이들의 죄목은 대통령긴급조치 위반에서부터 국가보안법, 화염병사용처벌법 위반 등.

동구의 자민련 구봉우(具鳳祐)후보만이 공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일반사범으로 분류됐다.

다른 지역의 경우 울산은 3명 중 1명, 강원은 4명 중 1명, 충남은 6명 중 1명만이 시국사범으로 분류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광주의 시국사범 비율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광주에서는 시국사건 전과가 ‘훈장’이나 다름없다. 동구에서 긴급조치 위반사범인 민주당 김경천(金敬天)후보와 각축 중인 무소속 이영일(李榮一)후보는 시국 관련 전과기록이 없어 오히려 아쉬워하는 모습.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민주노동당 "우리는 전과자黨" 당당▼

민주노동당은 6일 선관위의 전과 공개에 맞춰 소속 후보들의 전과를 ‘당당하게’ 공개했다. 자체 집계 결과 총 21명 중 62%인 13명이 ‘전과자’라는 게 당측의 설명. 그러나 몇몇 후보들은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데도 전과자로 집계해 선관위 통계와는 다소 차이가 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의 ‘전과왕’은 서울 종로의 양연수(梁連洙)후보. 전국 노점상연합회장을 지낸 양후보는 노점상집회를 주도하면서 주로 집시법을 위반해 ‘별’이 6개나 된다. 당 대표인 권영길(權永吉·경남 창원을)후보도 95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나 아직 재판에 계류 중이어서 선관위 통계에는 잡히지 않을 전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갑용(李甲用·울산 동)후보는 노동운동과정에서 모두 3차례 구속됐고 지난해에도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개최와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계류 중. 서울 노원을의 정윤광(鄭允光)후보는 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됐고 지하철노조 파업 등으로 이후 두 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선희(李善熙)대변인은 “불의한 시대를 살아온 투사로서 우리 당 후보자들의 전과는 부끄럽지 않은 훈장”이라고 말했다.

<공종식·이정은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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