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벤처 公約' 없으면 후보도 아니다?

  • 입력 2000년 4월 2일 21시 07분


‘벤처 붐’이 선거판에서도 뜨겁다. 최근의 벤처 열풍을 반영하듯, 각 후보들이 앞다투어 벤처 관련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인터넷 관련 봇물▼

○…수도권에선 거의 전 후보들이 벤처 관련 공약을 한가지 이상씩 내걸고 있는 상황. 벤처밸리 조성, 벤처 기업 육성 등 ‘상투적’ 공약 외에도 디지털, 인터넷, 초고속정보통신망 등 4년 전 15대 총선 때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전문 용어들이 공약집에 대거 등장. 한나라당의 이세기(李世基·서울 성동)후보는 ‘성수동 첨단 벤처타운 건립’을, 진영(陳永·용산)후보는 ‘용산 철도 공작창 이전부지 벤처밸리 조성’을, 김성식(金成植·관악갑)후보는 ‘남부순환로의 제2의 테헤란로 육성’을 공약.

○…민주당에선 ‘강북 실리콘밸리 조성’(함승희·咸承熙·노원갑), ‘서대문구 벤처밸리 추진’(우상호·禹相虎·서대문갑), ‘난지도 디지털 미디어 도시 조성’(황수관·黃樹寬·마포을) 등의 유사한 공약이 봇물. 이밖에 성북을의 유재건(柳在乾·민주당)후보는 ‘인터넷 전문대학 개설’을 내세웠고, 관악을의 이해찬(李海瓚·민주당), 마포갑의 박명환(朴明煥·한나라당)후보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공약.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자민련 김도영(金都泳·서울 양천갑)후보는 지역구 내 벤처테크노대학 설립과 목동아파트단지 내 정보시스템구축을 약속.

▼"새시도" "空約 우려" 반응 엇갈려▼

○…벤처 공약은 여권 프리미엄 활용이 가능한 민주당후보들이 특히 많이 하는 실정. 이들은 2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경기 안산과 성남분당, 서울 테헤란로를 잇는 벤처 벨트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활용 중. 안산의 김영환(金榮煥)후보는 안산을 벤처 육성 촉진지구로 육성하겠다는 점을, 분당을의 이상철(李相哲)후보는 ‘벤처기업 3000개 유치’를 강조.

○…이처럼 벤처 공약이 쏟아지는 데 대해 “사회적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좋아 보이는 공약은 일단 하고 보자는 전형적인 공약(空約) 남발일 뿐”이라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윤승모·송인수·민동용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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