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정건 창출론' 파장]민주-자민련-한나라 반응 제각각

  • 입력 2000년 3월 5일 23시 21분


민국당측의 ‘영남정권창출론’ 등 노골적인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대해 여야 각당은 이 발언이 총선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며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호남 反DJ 고조" 우려▼

○…민주당은 5일 민국당측의 발언이 이번 총선을 지역구도 대결로 치닫게 하는 기폭제가 돼 자칫 비호남지역에서 ‘반DJ정서’가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 그동안 지역감정 문제에 대해 가급적 발언을 삼갔던 당직자들도 이날은 공식적으로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이번에도 지역감정을 선거전략에 이용한다면 30년 전 촉발된 지역감정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 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도 “정권은 어느 특정지역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며 반박.

▼JP발언 비난모면 기회▼

○…자민련은 김윤환(金潤煥)의원과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 등 민국당 발언자들을 ‘퇴출대상’이라고 몰아붙이며 맹공. 이는 TK지역의 선거전략상 민국당을 ‘PK당’ ‘YS당’으로 몰아세울 필요가 있는데다 ‘지역감정 공방을 JP가 촉발시켰다’는 비난여론을 모면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은 “김윤환 김광일씨 같은 정치인들은 정치발전을 위해 퇴출돼야 할 인물들”이라며 “오늘이라도 당장 후보를 사퇴하고 무대 뒤로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공격.

○…한나라당은 김윤환의원 등의 발언을 영남지역에서 지지부진한 민국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분석. 또 당 관계자들은 ‘민국당〓DJ 2중대’라는 정체를 감추기 위한 망언이라며 공격.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민국당이 영남지역당이라는 김윤환씨의 발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자신들의 초라함을 탈피해 보려는 술수”라고 비난. 이총재의 한 측근도 “빗발치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구악 정치인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폄훼. 한편 YS측은 이날도 상황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

<양기대·이철희기자> 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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