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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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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남에 기반을 둔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고문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과 서울 종로 공천을 반납한 조순(趙淳)명예총재 등 4명의 20일 긴급회동 이후 ‘신당’ 태동 가능성이 급격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또 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한 YS측의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도 이들과 합류할 태세다.
그러나 신당이 태동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 이들이 전국정당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은 영남지역의 ‘반 이회창’ 정서. 영남정서가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비판적으로 흐를 경우 신당 창당 추진세력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미 공천을 받은 영남지역 현역의원들이 탈당, 신당추진세력에 동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PK(부산 경남)지역 여론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YS의 선택도 변수다. 공천과정에서 YS와 이회창(李會昌)총재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김광일전실장이 탈당한 데서 YS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다. 김전실장은 YS와의 사전교감을 부인했지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현재 YS는 PK지역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것 같다. 만약 YS가 강삼재(姜三載) 박종웅(朴鍾雄)의원 등에게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신당에 참여토록 지시한다면 신당창당 작업은 급류를 타게 될 것이다.
조명예총재의 속내도 변수다. 조명예총재는 총선 후의 한나라당 총재 경선과 다음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서울 종로 출마를 결심했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그런데 이번 이총재의 공천을 보고 당에 남아 있어봐야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공천반발인사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나선 듯하다. 그러나 조명예총재도 자신이 신당의 ‘얼굴’이 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신당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또 TK(대구 경북)지역 여론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강재섭(姜在涉)의원의 거취도 변수. 강의원은 현재 신당 창당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다. 낙천에 반발한 신당 창당은 명분이 없다는 것. 계보원의 대거 낙천으로 불만이 큰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일단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천명, 신당추진 인사들과 행동을 함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결국 한나라당 공천내분이 신당 창당으로 이어지고, 또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무엇보다 여론과 민심의 향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