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중앙위 임시대회]민주당 성토발언에 박수

  • 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32분


16일 이한동(李漢東)총재 체제를 공식 출범시킨 자민련 중앙위원회 임시대회장에서는 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고 기세를 과시하기 위한 각종 구호 등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대회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은 중앙위원과 당원 5000여명이 자리를 메웠고 ‘김종필’ ‘이한동’의 연호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최근의 냉랭한 2여 관계를 반영하듯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격려사를 통해 민주당을 강력히 성토할 때 당원들의 박수와 환호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총재는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의 충남 논산-금산 출마 선언에 대해 “선대위원장을 우리 당 심장부에 출마시키는 데 대해 가타부타 말하고 싶지 않으나 실제로 출마한다면 훌륭한 후보를 내 당당히 맞서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

○…내빈으로 단상에 자리잡은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 이재정(李在禎)정책위의장 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은 시종 굳은 표정이었고 김명예총재가 연설할 때에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 또 대회를 마치고 이들이 단상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은 “왜 왔어” “꺼져 버려”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이에 앞서 식전행사에서 자민련은 97년 대통령선거 직전 당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후보가 ‘약속이행’을 다짐하는 연설내용을 멀티비전을 통해 4차례나 보여주는 등 민주당측을 겨냥한 노골적 ‘시위’를 하기도.

○…이총재가 이날 취임사에서 2여 관계를 언급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이총재 측근들은 “집안에 짚신장사를 하는 아들과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 입장에서 비가 오길 바라겠느냐, 날이 개길 바라겠느냐”며 연설문 작성 과정의 고민을 토로.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2여 관계 벌리기’에 주력.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그동안 DJ는 JP를 잘 이용해왔고 JP 역시 2년 가까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권력을 향유해 왔으나 DJP의 정치적 활동 유효기간이 예상밖으로 일찍 끝나게 됐다”며 “기형적인 DJP동거체제는 이제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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