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신청 마감]'실세 지역구' 기피 두드러져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7분


민주당의 ‘4·13’총선 공천 신청 마감일인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엔 지원자가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총 1000여명 지원▼

○…1일부터 총선후보 공모를 시작했지만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있는 탓에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접수자가 300여명에 불과했으나 오후 들어 지원자가 대거 몰려 최종적으로 총 1000여명이 신청.

연초 조직책 공모때 1258명이 신청했던 것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아진 것은 조직책 공모 절차를 통해 56개 지구당에 대해서는 사실상 공천과 다름없는 조직책 선정이 완료된데다 50만원의 신청 접수비를 받는 관계로 ‘허수’가 줄었기 때문.

경기 안양동안의 이석현(李錫玄)의원, 전북 군산의 엄대우(嚴大羽)전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등 일부 신청자들은 7일 공모 마감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다 이날 황급하게 신청서를 접수하는 소동.

이에 따라 민주당측은 공천 희망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조직책을 신청한 인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오늘이 마감”이라고 일일이 통보.

▼나주-전주완산 경쟁률 높아▼

○…조직책 공모 때 1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전남 나주, 전북 전주완산, 광주 광산 등은 이번에도 최고 경쟁지로 꼽혔다.

나주에는 이재근(李載根)전의원 배기운(裵奇雲)전보훈공단이사장 오상범(吳相範)전청와대공보수석실국장 등이, 장영달(張永達)의원의 전주 완산에는 김득회(金得會)전청와대부속실장 김현종(金鉉宗)전청와대정무수석실국장 등이 신청.

김영진(金泳鎭)의원의 전남 강진-완도에는 천용택(千容宅)전국가정보원장 김삼웅(金三雄)대한매일주필 황주홍(黃柱洪)전아태재단사무부총장 등 ‘강자’들이 대거 몰렸는데 완도 출신인 천전원장은 “이번에는 완도 출신을 공천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민 추천서 1만5000여장을 첨부.

전남 목포-신안갑을의 김홍일(金弘一) 한화갑(韓和甲)의원, 장흥-영암의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전북 무주-진안-장수의 정세균(丁世均)의원, 전주덕진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에 대해서는 경쟁자가 없거나 한명밖에 없는 등 ‘실세 기피’현상도 두드러졌다.

당초 당 관계자들은 시민단체의 낙천운동 명단 파문으로 인해 명단에 오른 현역의원 지역구일수록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지역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 공개싸고 갈팡질팡▼

○…지난번 조직책 선정 때 공모 신청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밀실 선정’의혹을 샀던 민주당은 이번에도 명단공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등 혼선.

김옥두사무총장은 이날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역대로 공당이 공천신청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전례가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자 “공천심사위에서 공개여부를 논의해 봐야 한다”고 ‘해명’. 하위당직자들도 “사무총장에게 물어보라”며 오불관언(吾不關焉).

그러나 민주당은 당 안팎에서 공개 요구가 거세어지자 이날 오후에 명단을 공개하기로 결정.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조직책 공모 때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경쟁력이 있는 좋은 후보들을 영입해 놓고서도 이를 홍보하지도 못하고 밀실공천 의혹만 샀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우를 범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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