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균열' 봉합 되려나…韓실장방문 화해무드 조성

  • 입력 2000년 1월 29일 01시 05분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밤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를 전격 방문함으로써 시민단체의 낙천운동을 둘러싼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갈등이 해소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양당 사이에선 아직도 ‘음모론’을 둘러싸고 ‘국지전’이 계속되고 있어 어떤 전망도 성급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자민련에선 이날 “확전은 피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등 뭔가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였다. 물론 자민련은 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가 신임 인사차 당사를 예방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기는 했다. 민주당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요지부동이었다.

김종필명예총재도 “나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곡절을 겪었지만 그렇게 간단히 꺾이지 않는다”며 “아주 정직하고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고, 자민련은 시민단체 인사들의 사상 검증 등을 통해 정면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미 당내 일각에선 “그동안 우리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우리 모습이 ‘수구집단’으로 고착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한나라당에만 좋은 일 시킨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민주당 쪽에서 자민련을 공격하고 나섰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오후 자민련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하고 책임규명을 촉구했다. 공조유지도 중요하지만 ‘음모론’에 관한 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밤 한광옥실장이 JP를 면담한 것. 여권 고위관계자는 “JP도 충분히 (김대중대통령의 뜻을) 이해했다”고 전했지만 자민련 당직자들은 “JP가 공조하고 싶어도 당과 충청권 분위기 때문에 완전한 공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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