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각제 배제 성토… DJ에 유감서한 보내기로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새천년 민주당 창당대회를 하루 앞둔 19일 공동여당은 ‘공조유지냐’ ‘결별이냐’의 문제로 또 한번 갈등을 겪었다. 민주당의 내각책임제 강령 배제에 대해 반발해 온 자민련이 이날 강력한 유감의 서한을 작성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민련은 ‘DJP합의’의 당사자인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물론이고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까지 나서 민주당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으나 민주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대행이 직접 민주당 정강정책을 기초한 장재식(張在植) 조찬형(趙贊衡)의원에게 배경을 확인했으나 “김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는 설명뿐이었다.

내각제를 공동정부의 기반으로 여겨온 자민련으로선 강한 배신감과 함께 모멸감까지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 이날 오전에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에서도 민주당을 성토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 김범명(金範明)의원 등은 “이제 결별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대행의 창당대회 참석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남(金正男)전당대회의장도 “비상체제를 가동해 이 문제를 결론내야 한다. 우물우물 넘어가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원범(李元範)의원은 “서영훈(徐英勳)씨 등이 민주당 대표로 가는 것으로 보아 제2건국위가 관변단체임이 드러났다”는 등 독한 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동여당 핵심부의 기류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자민련 지도부는 “좀더 기다려 보자”는 자세였고 청와대측도 “신당이 출범하면 의견수렴기간이 필요하다”며 느긋한 모습이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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