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총재 심기불편]옆에선 말리고…야당선 발목잡고…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6일 청와대 주례회동(7일) 준비회의 외에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회의에서도 주요 정국현안 분석에 치중했던 평소와 달리 박총재가 총리를 맡을 경우 내각 운용 방침 등에 대한 보고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박총재는 요즘 총재직보다 총리직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강원용(姜元龍)목사 등 각계 원로들을 만나 폭넓은 자문을 통해 일종의 ‘총리직 수행 예습’에 열중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총재의 심기가 그리 편한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당내 영남권 인사들이 박총재가 자신들과 함께 16대 총선을 치르지 않고 총리로 가려한다며 서운한 감정을 토로, 박총재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5일 당무회의에서 정필근(鄭必根)전의원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선거 못 치른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총리 임명과 관련, 이런저런 이유를 내걸며 제동을 걸고 나서 이래저래 박총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한 측근은 “박총재도 그동안 총리직에 연연치 않았으나 최근 혼탁한 정치권을 벗어나 행정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여건이 좋지 않다”며 어두운 표정이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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