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행 자민련 비판 파장]2與 새해 첫발 삐끗

  • 입력 2000년 1월 2일 22시 37분


새해 벽두부터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삐걱거리고 있다.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의 자민련 비판으로 불거진 공동여당의 갈등은 김종필국무총리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이대행의 발언내용이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자민련과 김총리를 달래는 데 주력하면서 상황을 주시한다는 방침.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이대행의 얘기는 양당이 공조를 잘해왔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 앞으로는 더욱 공조를 잘해나가자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언급. 그러나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4월 총선 공조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사건'이라며 걱정.

○…국민회의는 이대행의 발언파문 조기진화에 애쓰는 기색이 역력. 당 3역이 이대행 발언직후 이대행에게 사과를 건의했고 이대행도 당 종무식에서 "지나치게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자민련을 자극했고 그로 인해 자민련이 섭섭해한다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공식사과. 이대행은 2일에도 거듭 사과의 뜻을 표명한 뒤 파문의 조기종결을 희망.

○…김총리는 1일 단배식 참석을 위해 자민련 당사에 들러 이대행 발언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지시. 그는 "국민회의의 누군가가 허튼소리를 한 것 같은데 당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했느냐"며 관심을 보인 뒤 "분명하게 대응하라"고 당부.

이에 김현욱 사무총장이 "이대행이 '미안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보고하자 김총리는 "남의 집에 불내놓고 이제 와서 사과하면 되느냐. 그 사람(이대행)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남의 당을 헐뜯는 성벽이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놔둬선 안된다"고 강한 불쾌감을 피력.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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