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발언안팎]'합당 반대' 이번엔 믿을만 한가?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9시 24분


한동안 공동여당 합당에 긍정적인 것 같던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19일 돌연 합당 반대 기자회견을 자청, 2여(與) 합당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김총리 회견의 의미를 쟁점별로 짚어 본다.

▽이번에는 믿을만한가〓김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평소와 달리 비교적 분명한 어법으로 합당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미 합당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밝힌 바 있다” “꼭 하나가 돼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나”라는 게 대표적인 대목.

이 때문에 이날 회견에 대해 김총리의 ‘최종결심’이 담겨있다는 평가가 많다.

설사 앞으로 또다시 마음이 바뀌더라도 16대 총선(내년 4월13일)까지 얼마 남지않아 ‘변심(變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국민회의에선 “국민회의는 진보,자민련은 보수세력 결집을 한 뒤 총선 전에 극적으로 합친다는 것이 여권 수뇌부의 공감 사항”이라며 김총리의 ‘U턴’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왜 그런 회견을 했나〓김총리 주변에서는 ‘합당론에 따른 자민련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는 얘기가 많았다. 실제로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과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이 18일 급거 미국으로 가 김총리에게 “청와대와 국민회의가 일방적으로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총재에 대한 섭섭함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합당문제의 최종 결정권은 김총리 본인에게 있는데도 김대통령이 “연내에 합당논의를 매듭짓겠다”, 박총재가 “김총리가 80% 정도 합당으로 기운 느낌이다”라는 등의 얘기를 해 불쾌감이 컸다는 것.

▽국민회의는 어떻게 대응하나〓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이날 “합당 문제는 DJT 3자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여전히 합당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김총리 귀국 후 곧이어 추진될 여권 수뇌부 연쇄회동에서 새로운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자민련 내에서도 “김총리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없지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송인수기자·로스앤젤레스〓이철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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