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인사스타일]결정적 하자 없을땐 번복안해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퇴진논란이 결국 유임으로 낙착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새삼스럽게 화제로 대두되고 있다.

먼저 ‘자존심형’. 이번 사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김대통령은 일단 자신의 선택에 결정적인 하자가 드러나지 않는 한 한번 내린 결정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 편이다. 더구나 김장관은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라고까지 칭송한 인물이다.

측근들은 이를 합리성과 법을 존중하는 ‘법치 인사스타일’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래도 여론을 즉각 인사에 반영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의식한 측면이 강한 듯하다.

여론을 존중한다면서도 여론에 밀리기 싫어하는 ‘DJ식 이율배반’도 ‘자존심형’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해 최장집(崔章集)전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 인사문제만 해도 한창 사퇴여론이 들끓고 있을 때는 ‘밀려서는 안된다’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어느 정도 바람이 가라앉은 뒤에는 ‘조치’를 취했다. 김장관에 대한 유임 결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사후조치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선례 때문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