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李총재에「단합메시지」전달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은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반면(反面)’을 들여다보는 거울일 때가 많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김전대통령은 최근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한나라당의 PK(부산―경남)출신 중진의원에게 현 정권의 한계를 극히 냉소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먼저 김대통령이 제안한 정당명부제 등에 대해 “DJ가 되지도 않을 얘기를 갖고 수(手)를 쓰고 있다”며 일소(一笑)에 부쳤다고 이 중진의원은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은 과거 군사정권이 들어서거나 비상시국일 때를 제외하고는 해 본 적이 없다. 정상적인 국회에서 여야 협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자민련과의 내각제 갈등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DJ와 JP(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지금까지 서로 역이용해왔지만 물과 기름같은 관계여서 공동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다시피 했다는 게 이 중진의원의 전언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대목은 YS가 한나라당의 ‘단합’을 유독 강조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정치재개설에 대한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의 ‘오해’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공동정권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인지는 몰라도 YS는 “한나라당이 뭉쳐 있어야 한다.

내가 (민주계의) 탈당 움직임을 막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는 것. YS의 이같은 ‘단합’발언은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을 통해 즉각 이총재에게 전달됐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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