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성사될까?]필요성만 공감…여건조성 미지수

  • 입력 1999년 1월 25일 19시 1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5일 준비작업을 지시한 여야총재회담에 대해 여야는 ‘절반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전망이 좋지 않다.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회담의 조건으로 제시한 ‘정치사찰 사과’ 등의 요구에 대해 여권은 요지부동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한 것은 회담할 생각이 없다는 증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권이 이날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의 회동 등 잇단 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에 촉구한 ‘여건조성’도 쉬운 과제는 아니다.

여권은 장외투쟁 및 지역감정 선동 중단이 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의 강공기조가 회담성사에 부정적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여권 단독으로 진행중인 경제청문회도 걸림돌이다. 증인신문이 계속되다 보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불리한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정치사찰의혹 지역감정 경제청문회 등 회담의 의제로 예상되는 현안들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이가 현격하다.

그러나 이런 외양에도 불구,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모처럼 ‘대좌(對座)’의 필요성을 공감했을 뿐만 아니라 추진의지를 공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특히 김대통령이 국민회의에 총재회담 준비를 전격지시한 대목에서도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경제회생과 개혁작업이 자칫 지역감정의 볼모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절박감을 느낀 김대통령으로서는 이총재와의 ‘무조건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일 수도 있다.

이총재로서도 부담이 큰 장외투쟁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문제는 총재회담의 사전단계인 여야 막후대화에서 얼마나 진전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여야가 상호신뢰관계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권은 이총재에게 경제청문회 개최약속을 파기한 지난해 11월의 총재회담 전례를 들어 ‘합의사항 이행’을 강조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대통령이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에 변화가 없다.

이렇게 볼 때 여야총재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이 한 고비를 넘기고 경제청문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중순 설연휴를 전후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전망은 회담개최를 ‘발등의 불’로 받아들이지 않는 여야의 분위기에서도 뒷받침된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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