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대세론」이냐? 「대의원혁명」이냐?

  • 입력 1998년 8월 28일 19시 36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던져주고 있다. 총재경선 결과에 따라 당의 진로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회창(李會昌)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서청원(徐淸源)씨 등 네 후보는 ‘대세론’과 ‘대의원 혁명론’을 앞세워 막판 대의원 표심잡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구당위원장의 뜻을 따르는 대의원이 어느정도 될 것인지에 대한 각 진영의 분석이 엇갈려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당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현재 지구당위원장의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한 이회창후보진영은 막판으로 갈수록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 1차투표에서 승부를 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 관계자는 “이후보 지지율이 40%대였으나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53%로 나타났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60% 득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도 또는 관망파 위원장들이 가세해 이후보지지 위원장수가 1백61명에서 최근 1백79명으로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이후보측은 대세론 확산의 이유로 대의원들이 이번 경선을 16대 총선은 물론 16대 대선과도 연결지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이후보가 차기집권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인 반면 나머지 3명의 후보 중 한명이 총재가 될 경우 집안싸움으로 당이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

반면 이한동 김덕룡 서청원씨 등 반(反)이회창 주자들은 대의원들이 이번에는 줄세우기에 순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의원 순회간담회 결과 지구당위원장의 뜻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대의원들이 8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이들 진영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한동후보측은 “민정계 대의원들 사이에 당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정권을 내주고 허탈감에 빠져있는 영남지역 대의원들 중 상당수가 이회창후보의 대선 실패와 종로보선 불출마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이회창 주자들은 또 구민주당계 위원장 지역에서는 신한국당계인 하부조직과 위원장의 마찰로 대의원들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출신의 한 의원은 “나는 지지후보를 분명히 밝히겠지만 대의원들은 알아서 투표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자유투표를 하면 60% 정도는 내 뜻을 따르고 나머지는 다른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차수·문 철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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