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與-與 강원지사 패배 「네탓 공방」

입력 1998-06-05 07:50수정 2009-09-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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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지사 선거 결과 한나라당 김진선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다.

자민련은 “국민회의가 처음 부터 강원도를 욕심 내더니 기어이 일을 저질렀다”며 흥분했다. 무소속 이상룡(李相龍)후보를 사퇴시키라고 그렇게 촉구했는데 머뭇거려 결국 한나라당에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안겨줬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여권의 강원도 패배는 두당의 다툼에 주요 원인이 있다. 서로 자기 후보를 공천하겠다며 줄다리기를 벌이느라 전력 손실을 자초한 끝에 후보 등록 전날에야 연합 후보를 확정했기 때문. 선거전이 시작된 후에도 후보 사퇴 문제로 마지막까지 대립을 계속했다. 선거 이틀전(2일)까지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자민련에 한호선(韓灝鮮)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

이때문에 영동(嶺東)지역의 표를 이곳 출신인 김후보가 싹쓸이 한 반면 영서(嶺西)지역은 한, 이후보가 나누어 갖게 됐다. 자민련측은 “합쳐도 어려운데 표를 갈라 먹으니 이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의 생각은 달랐다. 당초 국민회의 주장 대로 인지도가 높은 이후보를 연합 공천했으면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자민련이 무명의 한후보 공천을 고집, 스스로 어려운 싸움을 불렀다는 것. 특히 공천 협상 막바지에 “이후보를 자민련 후보로 공천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촉구했는데도 자민련이 이를 외면했다며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기들이 욕심을 부리고서 엉뚱하게 우리를 탓한다”는 원성도 많았다.

김한길의원은 “공동 정권의 한계”라고 말했다. 단일 정당이었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공천하면 그만인데 양당의 지분을 고려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도 “강원도만 이겼으면 여당의 완벽한 승리였는데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국민회의는 그러나 자민련측을 자극할 것을 우려, 감정 표현을 자제했다. 굳이 여권 내부의 분란을 불러 일으켜 전체적인 공동 여당의 승리 분위기를 흐릴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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