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장관 경질]『봐주려다 다 다친다』「버리는 카드」선택

  • 입력 1998년 4월 28일 06시 46분


여권이 주양자(朱良子)보건복지부장관을 경질하기로 한 것은 이 문제를 풀기에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주장관은 지난주 재산공개 이후 해명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번져가자 결국 ‘수습불가’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3월 임명 직후 불거진 부동산투기 의혹은 자신의 해명과 ‘추천인’인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의 적극 엄호로 모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락가락하는 해명으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의표명에 따른 사표수리’가 아니라 ‘사퇴종용을 통한 전격경질’ 방식을 취했다. 이는 주장관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김총리서리가 27일 오후 주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퇴 결단을 촉구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자신이 추천한 사람에 대해 결자해지(結者解之)차원에서 책임을 지고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악재의 싹을 미리 잘라버린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주장관의 경질로 ‘공동정부’는 상당한 타격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 정권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주장관의 경질 이후 후임자 선정문제도 쉽지 않다. 김총리서리가 새 장관을 제청할 경우 위헌논란이 일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차관대행체제로 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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