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내각제 관련 2與 「속셈」다르다

입력 1998-03-28 20:28수정 2009-09-25 17:5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계개편의 흐름이 급류를 타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이 정계개편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문호개방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계개편은 야당의원 영입을 통한 ‘다수여당 만들기’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정치권 전체의 이해관계와 판도변화 등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요소를 감추고 있다.

먼저 정계개편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약속인 내각제 개헌이라는 뇌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내각제개헌 여부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연대의 강도와 수명을 결정할 핵심의제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전략적 제휴대상이 다르다는 대목이다.

국민회의는 대통령제 선호세력인 한나라당 안팎의 민주계와 정서적으로 가깝다. 양측 사이에 ‘신민주대연합’구상에 대한 논의도 오가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자민련은 내각제에 우호적인 한나라당내 민정계와 손발이 맞는 편이다. 자민련 입당설이 나돌고 있는 의원들 중 상당수가 민정계 출신이다. 만일 이런 구도로 정계개편의 밑그림이 그려진다면 국민회의와 민주계 연합의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세력과, 자민련에 민정계가 가세하는 내각제선호 세력으로 여권이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민주계와의 연대를 통해 지역적 한계를 일정부분 극복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몸불리기’를 바탕으로 내각제개헌을 압박해올 자민련간에는 피할 수 없는 전선(戰線)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정계개편에 접근하는 양당의 보폭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도 정계개편 이후에 대한 양당의 셈법 차이에서 비롯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동서화합까지 염두에 둔 세력 대 세력 연합을 구상하고 있다. 반면 자민련은 의원 개개인의 영입에 관심이 더욱 많다.

물론 현재까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이런 시각차가 여권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양당이 서로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견제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는데는 정계개편 이후 다가올 정치권의 이같은 세력변화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