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동교동사단」 전진배치…당직개편서 요직 배치

  • 입력 1998년 3월 26일 20시 33분


국민회의의 당직개편결과 ‘동교동 사단’이 당핵심으로 떠올랐다.

당장은 내달 2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 보선과 6월 지방선거를 위해, 보다 멀리는 정계개편과 명실상부한 국정주도권 장악을 위해 당의 실세화가 필요하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한화갑(韓和甲)의원의 총무권한대행 임명에 이어 김옥두(金玉斗)의원은 지방자치위원장에, 남궁진(南宮鎭)의원은 제1정조위원장에, 설훈(薛勳)의원은 기조위원장에, 윤철상(尹鐵相)의원은 조직위원장에 각각 자리를 잡았다. 김대통령의 비서출신인 이석현(李錫玄)의원이 제3정조위원장에 임명된 것까지 감안하면 최재승(崔在昇)의원을 제외한 동교동사단 전체가 당에 연착륙한 셈이다. 김대통령의 핵심측근이 당의 조직 재정 기획분야의 핵심포스트를 장악함으로써 국민회의는 명실상부한 ‘DJ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김대통령이 측근을 당에 전진배치시킨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선 이후 당의 골격을 이루던 핵심인사들이 대거 각료나 청와대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당이 진공상태에 빠진 채 무기력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대통령의 우려가 컸다. 여소야대 정국하에서 당이 총대를 메고 개혁의 주체세력으로 거듭나야 함에도 당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의 승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계개편의 계기를 만들어내겠다는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김대통령의 속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동교동계의 역할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계개편의 구체적 과정에서도 동교동계에 거는 김대통령의 기대치는 클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은 동서화합을 이루면서 개혁의 주체세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계개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문에 당내에서는 김대통령이 한나라당내 민주계와의 연합을 통한 ‘신민주대연합’ 구도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윤영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