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공작 파문/大選 세후보 對北행각 관심]

  • 입력 1998년 3월 22일 20시 53분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의 자해소동으로 여야간에 ‘북풍(北風)’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해지자 작년 대선 후보들의 대북 행각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도대체 이들이 북한과 어떤 관련이 있기에 사건이 이 지경으로 꼬이느냐는 것이다. 안기부 비밀문건에 따르면 김대중(金大中) 이회창(李會昌) 이인제(李仁濟) 세후보는 모두 직간접적인 대북 접촉 의혹을 받고 있다.

먼저 김대통령 관련 부분. 최봉구(崔鳳九)전의원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장대리 안병수(安炳洙) 등에게 “대선에서 북풍을 일으키지 않으면 북한의 연방제통일방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의했다는 내용.

이에 대해 최전의원은 “작년 11월5일과 1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전금철(全今哲) 등 북측 관계자와 만나 남북교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김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국민회의도 “당시 감시당하고 있던 처지에 그런 일이 가능하겠느냐”(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며 펄쩍 뛰었다.

한나라당 이회창명예총재의 경우는 정재문(鄭在文)의원이 작년 11월20일 3백60만달러가 든 가방을 안병수에게 주며 북풍을 주문했다는 내용. 또 안기부 북풍 공작의 ‘배후’라는 의혹도 없지 않다.

이명예총재는 “북풍의 배후에 우리당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억지춘향이다. 무서운 정치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12일 한나라당 경북 의성지구당 창당대회 축사)며 이를 부인했다. 이흥주(李興柱)특보도 “당시 안기부는 우리측에 도움은커녕 섭섭한 감정만 갖게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고문은 손위동서인 조철호(趙哲鎬)동양일보사장이 안병수 등 북측 관계자와 만나 대선 협조를 당부했다는 내용.

조사장은 “개인적인 일로 중국을 여러차례 다녀온 것은 사실이나 북측 인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고문은 “대선 초반 안기부에서 다리를 놓아 북측과 접촉하고 도움 받게 해주겠다고 제의해 왔으나 즉각 거절했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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