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육사졸업식 치사]『軍은 정치중립이 필수』

  • 입력 1998년 3월 16일 19시 3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6일 “군(軍)의 정치개입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목숨을 바쳐 공산당으로부터 조국을 지킨 선배 전우의 뜻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군은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육군사관학교 제54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과거 일부 군인들의 부끄러운 정치개입을 반성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현직 대통령이 육사 졸업식에서 군의 정치개입 부당성에 대해 이처럼 강도높게 지적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취임직후 육사졸업식 치사에서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고만 지적하고 “문과 무는 한 뿌리의 한 나무”라고 말했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군통수권자로서 육사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시, “육사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였으며 또한 영광의 역사였다”며 “국민은 이러한 육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한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군(强軍)’의 첫번째 조건으로 ‘민군(民軍)일체의 협력체제’를 들고 국민이 지역 계층 세대의 차이 없이 국가수호를 위해 총단결해야 하며 국민과 국군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의 공정성이 강군 육성의 필수조건”이라며 “군의 진급과 보직이 지역 출신학교 등에 의해 좌우되는 부조리한 관행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국민의 인권을 송두리째 박탈하는 공산주의의 지배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용납될 수 없다”며 확고한 안보관을 피력했다.

특히 “한반도와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세력균형과 평화유지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며 “한미안보체제를 더욱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주변강대국들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협력을 적극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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