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北風조작]여-야 사건관련자 판이한 시각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22분


과거 안기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나 여야의 사건 관련자들은 안기부의 ‘북풍(北風)공작’의혹에 대해 판이한 시각을 갖고 있다.

당시 피해자였던 국민회의측은 한나라당과 안기부가 조직적으로 ‘북풍공작’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관련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한나라당은 북풍공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회의 북풍공작대책팀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신건(辛建)전법무차관은 “안기부의 조직 생리상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이 어떤 식으로든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삼탁(嚴三鐸·국민회의 부총재)전안기부기조실장은 “안기부의 북풍공작은 상부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권전부장이 고위층에도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병서(閔丙瑞·국민회의 양평―가평지구당위원장)전감찰실장은 “안기부의 조직 특성상 정치인 음해 공작은 실무자 선에서는 불가능하다”며 “고위층의 특별지침이 없으면 직원 개개인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전실장은 또 “특수팀을 구성, 사안별로 역할을 부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우리 당에 ‘북풍조작’과 관련된 인사는 단 한명도 없다”며 “나는 북풍조작의 배후가 절대 아니며 재미교포 윤홍준씨에게 기자회견을 사주한 것으로 거명되고 있는 안기부 6급직원 이우석씨(가명)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정의원은 또 “나는 당 정세분석실장으로 고위당직자 회의에 보고하기 위해 청와대와 안기부를 통해 오익제씨 월북사건 등에 대해 나름대로 알아봤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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