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北風조작]국민회의 「97대선 5大의혹」제시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11분


국민회의는 6일 간부회의에서 북풍(北風)조작 의혹이 있는 5개의 대표적 사건을 예시했다. 그것은 △오익제(吳益濟)전천도교교령 편지 △김병식조선사회민주당위원장 편지 △북한인사 김장수 편지 △베이징(北京)회동 △재미사업가 윤홍준 기자회견이다.

▼오익제 편지〓지난해 8월 월북한 오씨가 김대중(金大中) 당시 국민회의후보에게 대선을 앞둔 12월 초에 편지를 보낸 사건. 편지의 내용은 “대선정국을 놓고 이북의 여러 인사들이 (김후보의)대승을 기대하고 있다. 이북의 영도자와 합의해 통일을 성취하겠다는 소신을 표명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기부 고성진 103실장은 지난해 12월6일 검찰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회의는 “안기부가 오씨의 출국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뒤 5개월여에 걸쳐 공작을 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고실장은 안기부직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정치개입 및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했고 불법검열로 취득한 허위 편지내용을 언론에 공표했다”고 반박했다. 국민회의는 또 고실장이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인맥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김병식 편지〓지난해 12월7일 김병식 명의의 편지가 국내 일부 언론사와 각계 인사들에게 팩스 등으로 전달된 사건. 편지는 “이 편지를 평양에서 보내려고 하였으나 중도에서 차단될 것이 걱정되어 인편을 통해 해외에서 보내게 됨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며 “김대중후보의 당선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회의는 “편지의 조작 여부, 국내 유입 경위, 편지 내용이 증폭되고 확대되는 과정, 구정권 인사들과의 결탁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회의는 또 “12월13일 일본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임춘원(林春元)전의원과 재미동포김영훈목사최정열씨등이 이편지의사본을공개한 것도 안기부의작품”이라고주장했다.

▼김장수 편지〓지난해 11월20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장수 명의의 편지가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에게 우송됐다. 편지는 “선생님(김후보)과 맺은 연분과 의리를 소중히 여겨왔고…조선 사회민주당 당수로 계시는 김병식선생님도 이번 대선에서는 김대중선생께서 꼭 당선되기를 기대하셨습니다”는 내용이다. 이 편지 역시 조작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 국민회의의 입장이다.

▼베이징회동〓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의원이 지난해 10월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병수위원장대리와 만나 북풍 공작을 논의했다는 의혹이다. 국민회의는 “북한이 대선기간중 한나라당에 유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한나라당은 그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또 정의원이 당국의 허가 없이 안병수를 만난 것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의원은 당시 “안병수를 만난 것은 사실이나 북풍을 모의하지 않았고 추후 당국에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윤홍준 기자회견〓재미사업가라고 자칭하는 윤씨는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東京) 서울에서 세차례나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후보가 김정일의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안기부 6급직원으로부터 5백만원을 받고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6급 직원 한사람이 이런 공작을 했을 리 만무하다”며 “안기부 고위간부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인수·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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