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문턱」김종필 『참는 데도 한계가…』

  • 입력 1998년 2월 26일 19시 42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26일 당사에 출근해서도 좀체로 얼굴을 펴지 않았다.

평소 마음속 노여움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JP이지만 이날만은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오전 여러 당직자들이 JP의 심사를 달래려 명예총재실에 들어갔지만 문밖으로는 JP의 격노한 목소리가 새나오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JP는 “저쪽(한나라당)에서 자기 할 일을 한 다음에 협상도 있는 것이지…”라며 불만스러워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JP는 그동안 자신의 국무총리 국회인준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직자들이 이 문제를 꺼내면 “내 앞에서 그런 얘기하지 말고 다른 데 가서 하라”며 말문을 닫아버렸다.

또 최근 며칠 사이 당직자들의 ‘총리서리체제’ 건의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미 DJP후보단일화를 통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은 이상 ‘서리체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암묵적인 거부의사표시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제 JP는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태도인 듯하다. 이날 JP의 심기를 묻는 질문에 한 당직자는 “새삼스레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 같았다”며 “지금까지 (총리인준은) 한번쯤 거치는 관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JP로서도 참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한편 JP는 이날 오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통령취임 축하 해외동포리셉션’에 참석했다.

JP가 ‘신임 총리’로서 해외동포를 초청한 첫 공식 행사였지만 이날 행사는 외무부장관초청으로 바뀌었고 JP는 ‘총리지명자’자격으로 인사말을 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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