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국회인준 일단 무산…한나라당 본회의 불참

  • 입력 1998년 2월 25일 20시 02분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 및 한승헌 (韓勝憲) 감사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거대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 총리와 감사원장 인준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조각작업이 차질을 빚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포가 지연되는 등 국정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와 관련, 새정부 조각이 지연될 경우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각 부처 차관부터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은 이날 “‘김종필총리’ 는 대선에서 국민이 선택하고 인준한 사항”이라며 “야당의 인준거부로 새 정부 출범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김대통령의 여러가지 결단이 예상된다”며 선(先)차관 임명방안 검토를 밝혔다.

박수석은 또 “김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면서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호소문을 발표하고 취임사에서도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야당의 협조를 간곡히 호소했는데도 한나라당의 외면으로 중대사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사태’란 국정공백에 대한 책임문제를 말하는 것”이라며 “차관을 우선 임명하는 방안은 어떤 경우에도 국정을 추슬러 나가야하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는 임시조치”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국정공백상태와 함께 야당의 총리인준 거부는 새 정부 출범초부터 여야관계를 급랭시키면서 향후 정국을 예측불허의 상태로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직전 소속의원 1백58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김*종필총리 인준을 무산시키기 위해 불참키로 당론을 결정했다.

의총에는 당 소속의원 1백61명 가운데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 와병중인 최형우(崔炯佑), 인준 찬성의사를 표명했던 이신행(李信行)의원 등 3명만 불참했다.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의총에서 “오늘은 우리가 비장한 각오로 야당의 길을 걷는 순간”이라며 “합당이후 가장 단결된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 계속 확고한 결속을 결의하자”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후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의사당을 떠났다.

이날 본회의에는 국민회의 자민련 의원과 국민신당, 무소속 의원 등 1백31명만 참석, 의결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아 계속 공전하다 자동유회됐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불참을 규탄했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는 “새 정부 출범초부터 다수 야당의 횡포로 국정공백이 초래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 임시국회 회기를 확정하지 않음에 따라 이번 제189회 임시국회 회기는 국회법상 최대 30일까지로 자동 연장된다.

<임채청·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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