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서는 비서일뿐』…과잉행동 자제 당부

  • 입력 1998년 2월 12일 19시 54분


“비서는 비서일 뿐이다. 과잉 행동을 하지 말라.” 김대중(金大中) 차기대통령이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하면서 이들에게 내린 제1의 계명(誡命)이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와 청와대비서실이 갖고 있는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청와대 비서실의 운용방향을 제시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우선 “과거 청와대비서실이 내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장관들을 통제한 사례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또 “국무회의는 대통령이 장관들과 함께 국사(國事)를 논의하는 곳이고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조언하며 연락하는 곳”이라며 그동안 여러차례 밝혀온 청와대 비서실의 ‘정상화(正常化)’를 주문했다. 그는 나아가 “앞으로는 수석비서관회의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며 “과거 국무회의보다 수석비서관회의가 주목을 받은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헌법 위반에 해당할 정도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청와대 비서실의 기능을 순수한 참모기능으로 국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김차기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차기대통령은 “내가 잘하고 못하고는 여러분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비서실에 무게를 실어주면서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직하고 공정하며 균형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를 위해서는 비서실의 팀워크가 중요하며 비서실 내에서 활발한 토론과 비판도 있어야 한다”며 능률적이며 생산적인 비서실이 돼줄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한편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 내정자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새정부의 1백대과제 등 관련 분야별로 업무를 넘겨받았다. 이들은 16일부터 인수위 사무실 내에 마련한 별도의 사무실에서 현 청와대비서실 업무를 인계받는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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