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한국시간)의 뉴욕 외채연장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들이 우리나라 은행과 기업의 현지법인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어 외환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사실상 부도상태에 빠진 현지법인들이 도산할 경우 이들의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 국내 본사의 부실까지 초래,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뉴욕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계 중소은행들은 물론 대형은행들까지 한국계 은행과 대기업에 대해 일제히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이 여파로 S, D그룹 등 국내 재벌기업의 뉴욕현지법인들이 외국은행에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미국은행은 특히 종전과 달리 한국계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계 은행으로부터도 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한국계 은행과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규모를 축소한데다 지난달 외채협상에서 민간기업과 현지법인 은행의 부채를 정부보증에서 제외시킨 것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이 현재 실질적 부도상태”라며 “이달 중순부터 미국은행들이 한국기업들을 부도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