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연이틀 「군심(軍心)다지기」에 나섰다. 김당선자가 29일의 전방 방문에 이어 30일 군수뇌부 청사인 계룡대를 방문해 잇따라 던진 화두(話頭)는 「공정한 인사」다.
김당선자는 계룡대에서 3군사령부 소속 70여명의 장성, 모두 1백20여개의 별이 도열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인사지침을 밝혔다.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보의 주체는 사람이며 군의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정부 아래서는 모든 차별과 지역간 대립을 배제하고 국민총화 단결을 앞장서서 실현하겠다. 군내에서도 푸대접이라거나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군인사는 승진할 만한 사람이 승진해야 하며 승진해서는 안될 사람이 승진해서는 안된다. 신상필벌의 규율을 세우겠다. 지역이나 학벌, 개인적 친소관계에 의해 좌우되던 시대는 끝났다』
29일 전방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역이나 학벌에 관계없이 공정한 인사가 이뤄질 때 군은 서울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북을 향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강군」 육성을 위한 김당선자 구상의 요체가 「공정인사」라는 사실이 거듭 드러나고 있다.
김당선자의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현직 중장이상의 장성 중 호남출신이 단 한 사람밖에 없는 왜곡된 현실에 대한 개탄이 깔려 있다. 김당선자는 평소에도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이라며 공정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집권초기 하나회 숙정 등 사조직척결에 군개혁의 초점을 맞췄다면 김당선자는 공정한 인사에 비중을 두겠다는 언급이다.
그러나 김당선자로서도 공정인사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든 고민이 없을 수 없다. 김당선자는 그동안 소외됐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우선적으로 취해 나가겠지만 일반인사와 마찬가지로 군인사에 있어서도 지역적인 탕평책을 쓰지 않을 경우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당선자가 인사와 함께 내세운 또 다른 사기진작책은 처우개선이다.
김당선자는 특히 직업군인의 전역후 취직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함상 근무장병들에 대한 처우방안을 별도로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군을 지휘할 뿐 아니라 군을 보호하고 군과 함께 손잡고 나가는 동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룡대 헬기장에서 도일규(都一圭)육군참모총장의 영접을 받는 등 군으로부터 차기통수권자 예우를 받은 김당선자는 이날 시종 만족스럽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