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社주최 첫 합동토론회/3후보 답변자세]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18분


세 후보는 토론회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인 때문인지 비교적 막힘없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세 후보는 또 각종 수치나 외국의 사례, 자신의 경험 등을 예시하며 자신의 답변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려고 애썼다.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있는 대목에 대해서는 「아주」 「솔직히 말해」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등의 표현을 자주 썼다. 이후보는 또 김대중 이인제후보가 경제파탄의 책임을 한나라당과 자신에게 돌릴 때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목소리를 높이며 정면으로 대응했다. 이후보는 정치적 쟁점과 관련,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거나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 김후보와 이인제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후보는 임금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면 하겠다』고 답변했고,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단호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자신이 제시한 수치에 대해서는 『아주 실증적 자료로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김대중후보는 경제파탄의 책임문제가 거론되자 『완전한 인재(人災)다』라거나 『정말로 분노하는 심정으로 규탄한다』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김후보는 야당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했다」는 식으로 야당의 책임소재가 크지 않음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김후보는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나아지지 않겠습니까』고 반문해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김후보는 수치도 자주 인용했는데 특히 한나라당내 전직 정부관료의 숫자에 대해서는 『총리가 3명, 부총리가 3명, 장관이 23명, 청와대 고위간부 8명 등 모두 37명이 나왔다』고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이인제후보는 외국 명사들의 격언이나 비유적인 어법을 즐겨 사용했다.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개구리도 도약하면 움츠려야 한다』고 받아 넘겼고, 외국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개꼬리는 한번에 잘라야 한다』며 시급한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후보와 연대한 이회창 김대중후보를 겨냥, 『마하트마 간디는 「원칙없는 연대는 죄악」이라고 했는데…』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회창후보의 김대중후보 비자금자료 입수경위를 놓고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며 이회창후보를 공격했다. 이인제후보는 오른손에 볼펜을 쥐고 답변내용을 메모한 뒤 틈틈이 메모를 보고 답변을 했고 양손을 벌리고 좁히는 제스처를 반복했다. 세 후보는 『답변시간을 지켜 달라』는 패널리스트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토론이 열기를 더해가자 1분 또는 1분30초로 제한된 답변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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