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세후보 『경제 살리기』 행차

  • 입력 1997년 11월 23일 19시 53분


《최근 3당 대선후보들이 경제를 살리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곧 표로 직결될 만큼 경제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이회창-조순후보 ▼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 조순(趙淳)총재는 23일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회창 조순의 비상 경제선언」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대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후보로서 경제에 짐이 되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펼쳐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꼭 필요하지 않는 해외순방을 자제하는 등 대통령실 예산절감에 앞장서겠다』며 『집권하면 대통령 직속의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보는 이날 재정경제원의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질문받고는 조총재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 『그 부분은 조총재께서 답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우의를 과시했다. 조총재는 『금융정책수행은 한국은행에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예산문제는 독립기관으로 넘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보는 『당원의 특별당비로 선거에 임하고 있고 선거가 끝나면 선거비용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조총재는 이날 △1달러 9백원 시대 복원 △금리 6∼7%로 인하 △경미한 경제사범 대사면 실시 △32종의 복잡한 세금구조 축소 △정부조직 개편 등을 공약했다. 〈최영훈기자〉 ▼ 국민회의 김대중후보 ▼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22일 삼성전자 부천사업장을 방문해 최근 입사한 젊은 근로자들과 경제살리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데 이어 대전에서는 「경제살리기 전진대회」에 참석했다. 김후보는 이 대회에서 『우리 경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그 밑에서 총리 부총리를 지낸 분들은 국가파산에 책임을 지고 정권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또 23일 세계일보사 초청 농어촌정책 강연회에서도 『국가의 부도사태에 즈음해 여야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와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는 「DJT연대」 3인의 경륜을 통해 국민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후보가 23일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에게 「경제특사」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김후보진영은 이와 함께 잇따라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고 경제재도약을 위한 국가전략 프로그램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런 한편으로 김후보측은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참가를 반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행보를 「정략적 행위」라고 비난하고 「한나라당〓국가부도당」으로 규정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철희기자〉 ▼ 국민신당 이인제후보 ▼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전용버스를 타고 민생현장을 찾아가는 「경제살리기 버스투어」를 계속했다. 이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세계일보주최 「농어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점심식사도 거른 채 곧바로 인천 소래포구를 방문, 시장 상인들과 최근 경제난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이후보는 이어 신포동 일대로 옮겨 「경제를 살립시다」는 제목의 전단을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중지하고 개인이 갖고 있는 외환을 은행에 내다 팔며 불필요한 모임이나 집회를 취소하자』며 경제살리기 운동에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후보는 이 전단에서 『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나 집권욕에 사로잡힌 정치권은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세몰이식 대규모 정치집회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국민신당은 경제의병(義兵)운동을 통해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후보는 22일 하루동안 청주 대전 구미 대구 등 4개 도시를 차례로 돌며 경제살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청주에서는 농수산물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아침식사를 하며 농수산물 유통체계의 문제점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대전에서는 벤처기업을, 구미에서는 전자회사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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