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구제금융/왜 2백억달러인가]『급한불끄기엔 충분』

  • 입력 1997년 11월 22일 08시 10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게 될 지원규모는 일단 2백억달러(약20조원)로 정해졌다. 스탠리 피셔 IMF수석부총재는 21일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와 만나 『연말까지 한국이 필요한 외환규모는 일단 2백억달러면 충분할 것』이라며 지원규모가 당초 예상액 6백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들 것임을 밝혔다. 2백억달러는 IMF 대기성 차관 55억달러와 미국 일본 등의 신디게이트 론 1백45억달러를 합해 조성된다. 임부총리는 『이 규모라면 연말까지 외화수요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만기가 되는 단기 해외차입을 상환하고 환율을 방어하기에 적정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이장영(李長榮)연구위원은 『2백억달러는 충분한 금액은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IMF지원이 시작되면 그동안 대출거래를 끊었던 외국 상업금융기관들이 뒤따라 국내에 자금공여를 재개한다는 점에서 외화유동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 관계자도 『빌리는 자금이 고액이 될수록 IMF가 요구하는 「제약조건」이 훨씬 더 강해진다』면서 『가능하다면 적은 지원으로 외환위기를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IMF 구제금융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외신인도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지원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IMF의 실사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전망이다. 특히 우리정부는 이미 IMF가 요구하고 있는 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있으므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는 지원조건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IMF가 이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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