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창당자금?『신당 미스터리』…與-국민회의 공세

  • 입력 1997년 11월 5일 20시 14분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갖가지 사례를 들어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주도하는 국민신당에 대한 청와대와 김현철(金賢哲)씨의 배후 지원설을 제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신한국당의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은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인제후보에 대해 50억∼1백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민신당 창당자금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국고보조금도 없고 후원회도 구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후보가 어떻게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느냐가 신한국당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 신한국당은 이후보측 자금조달의 「배후」로 전대통령총무수석실 비서관 K씨와 민주계인 K의원을 지목한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한 측근의원은 『K전비서관은 김현철씨의 돈 심부름을 전담하면서 중간에 거액을 빼돌려 문제가 된 적이 있고 K의원은 부산지역의 각종 기업체로부터 돈을 끌어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는 결국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비호하에 조성된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이른바 「이인제 파일」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이인제후보가 탈당할 때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후보의 13대 총선 출마시 후보매수건 △이후보의 법조 경기지사 재직시 부인 김은숙(金銀淑)씨의 수뢰 △이후보 부친의 6.25 당시 빨치산 경력 등 당이 확보하고 있는 「이인제 파일」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신한국당은 또 이날 이인제후보 진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물밑지원하고 있는 이른바 「김현철 사단」의 명단을 공개했다. 신한국당이 공개한 명단은 △강상일 전대통령총무수석실비서관(기획부문) △김현호 전대통령민정비서관(자금 기획부문) △정사동 전대통령비서실근무(여론조사기획) △김경철 전대통령정무수석실산하 「언론대책반」근무(언론부문) △정대희씨(비선조직으로 지원) △박종선 전신한국당사회개발연구소실장 △김이곤 〃부실장 △안부근 미디어리서치전무 △김봉현 대통령비서실행정관 등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조순(趙淳)민주당총재와 조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인제후보의 신당에 합류할 것을 권유하면서 사후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회의는 또 『최근 조총재의 아들이 「돈을 다 털어넣었다. 이기택(李基澤)씨에게 속아서 아버지가 망했다. 돈이 없어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지도위원회의에서 『92년 대선자금 중 1천4백억원을 김현철씨가 관리해왔는데 이 중 2백억원이 손명순(孫命順)여사를 통해 이인제후보의 부인 김은숙씨에게 전달됐으며 나사본 자금 1천억원도 곧 지원될 계획이라는 제보가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오후에 『그런 제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의 입장으로 간주될 우려가 있다』며 발표를 취소했다. 〈정연욱·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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