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을 조기탈당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3일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와의 청와대회동에서 「조기탈당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신한국당을 비롯, 각 정파가 모두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모양」만 갖추어지면 탈당하는 것이 순리』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개각때도 내정사실이 사전에 알려지면 「거꾸로 가는」 김대통령의 정치스타일과 이날 부인발언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까지 청와대와 신한국당 비주류진영의 기류는 단연 조기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1일 『김대통령이 한주일 동안 각계원로들을 만나 여론수렴작업을 마쳤다』며 『3일 자민련 김총재와의 회동이후엔 더 이상 탈당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조기탈당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대통령의 탈당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조기탈당 부인발언에도 불구, 청와대는 김대통령의 탈당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은 자민련 김총재와의 회동내용을 설명한 뒤 기자들의 잇따른 확인질문에 『최종적인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청와대는 조기탈당설이 이미 알려져 확산되는 바람에 4일 국민신당(가칭)의 창당과 맞물릴 경우 김대통령의 「이인제 막후지원의혹」이 증폭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튼 청와대관계자들은 신한국당의 당명변경이나 합당 등 사정이 바뀌면 김대통령이 언제라도 조기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기선택만은 상황을 감안해 다소 탄력적일 수 있지만 결국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