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양심수 발언]『뜻 와전됐는데, 왜 나만갖고…』

  • 입력 1997년 11월 2일 19시 49분


국민회의가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양심수 발언」파문 진화를 위해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총재의 발언을 적극 해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신한국당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역공(逆攻)하는 「방패」와 「창」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김총재는 1일 밤 당10역 등 20여명의 당직자를 일산의 한 음식점으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는 2일 김총재 본인과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대변인실 자료발표 등으로 나타났다.

김총재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주최 대선후보 초청 대담에서 「양심수 석방과 사면의 네가지 전제조건」을 밝혔다. 이는 본인이 직접 나서 오해를 풀어보겠다는 노력의 하나다. 「공산당은 안된다」는 본래의 발언에 「앰네스티와 종교계가 요구해온 인물」로 양심수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고 「검찰의 사전심사」를 명시한 것도 공안기관과 보수층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다.

조총재권한대행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김총재가 말한 양심수는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흔히 얘기해온 시국사범이나 정치범과 의미가 같다』며 『잘못이 없으니 풀어주자는 얘기가 아니고 용서해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대응에는 「물귀신 작전」도 들어 있다. 당 대변인실이 이날 배포한 자료의 핵심은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양심수 9백여명의 사면 복권을 청와대에 건의해 달라」는 초선의원들의 요구를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대변인실의 한 당직자는 『신한국당 의원이나 이총재가 말하면 괜찮고 김총재가 말하면 「사상이 불순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총재의 측근인 한화갑(韓和甲)의원도 기자실에 들러 『대통령이 사면 복권을 하는 것이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국민회의는 김총재의 「양심수 발언」에 검찰과 법무부 관계자들이 필요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 사태를 확산시켰다고 보고 검찰과 법무부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검찰 및 법무부 수뇌부와의 접촉을 시도중이다. 김총재의 발언취지를 설명하고 야당총재의 정치적 발언을 즉각 문제삼은데 대해 항의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할 경우에는 국회 예결위에서 법무부나 검찰의 태도를 추궁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당내에서는 김총재가 민감한 시기에 미묘한 문제를 불쑥 던져 비난을 받고 있는데 대한 자성론도 일고 있다. 한 당직자는 『김총재가 당직자들에게 「절대 실수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놓고 본인이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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