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 『마음 너무 복잡…면담 사절』

  • 입력 1997년 10월 31일 19시 40분


31일 오전 자민련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표정은 화석(化石)처럼 굳어 있었다. 전날 밤 대전에서 TV토론을 마치고 새벽에야 도착한 데다 감기기운까지 있어 얼굴에는 피곤이 배어 있었다. DJP단일화 협상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격앙된 목소리들이 오간 뒤 김총재는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김총재는 『여러분들의 흉중이 복잡한 것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으나 이 사람의 마음은 더 복잡하다』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정치생활 37년간 나는 나를 앞세우지 않았다』며 『우리당의 선택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 어떤 경우에도 자민련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총을 마치고 곧장 당사로 돌아온 김총재는 일부 당직자들과 칼국수로 점심을 든 뒤 오후 내내 총재실에서 바둑을 두며 「시름」을 달랬다. 외부의 면담요청도 일절 사절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전언이었다. 전날 김총재는 대선후보로서 마지막 공식일정인 충청지역 TV토론에 참석,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향사람들의 이해를 구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에게 날아온 질문은 날카롭고 신랄했다. 그는 『조금만 기다려주면 반드시 정성에 보답하겠다』고 역설했지만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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