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우울한 날」…지지율 하락불구 『후퇴는 없다』

  • 입력 1997년 10월 27일 19시 40분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27일은 정말 「우울한 날」이었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DJ(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비자금」 폭로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탈당요구 등 회심의 카드들을 꺼내들어도 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결과도 이총재로서는 충격적이었다. 조선일보―MBC―갤럽의 공동조사에서 이총재의 당선가능성은 처음으로 한자릿수(9.7%)로 떨어졌다. 한겨레신문조사에서는 7.1%로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에게도 뒤졌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당의 내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 아니냐. 그러나 이런 상황이 정리되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으나 당혹해하는 표정은 역력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다르다.그는 잇따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아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대선필승」을 위한 불퇴전의 결의를 거듭 외치고 있다. 이총재는 27일 당소속 국회국방 문공 건교 보사위의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지금은 마지막 상황이 아니다. 어려울수록 반전이 용이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또 『미국 트루먼대통령 때 선거 전날 여론조사 결과가 투표당일 뒤집힌 일도 있다』며 『국민들은 국정의 안정을 바라기 때문에 투표일이 다가오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측근은 『이총재는 각종 여론조사결과가 실제 민심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여론조사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안정희구심리」가 투표당일 「표심」으로 드러날 것으로 믿는다는 얘기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이총재가 후보사퇴를 하는 등 도중하차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게 당내의 지배적 시각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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